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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진 한 장

빛바랜 사진 속에서 발견한 일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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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방 장롱 아래에서 먼지 쌓인 앨범을 발견했다. 가죽 표지는 거칠게 갈라져 있었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바스락 소리가 났다. 중간에 끼워진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모서리가 모두 둥글게 닳고 전체적으로 누렇게 변색된 흑백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는 다섯 명의 사람이 서 있다. 맨 왼쪽 할아버지는 어두운 색 양복을 입고 두 손을 배 앞에 모으고 있다. 손가락 마디가 굵고 손톱 밑이 약간 검게 보인다. 옆의 할머니는 흰색 저고리에 회색 치마를 입었다. 치마 끝자락이 바람에 날린 듯 기울어 있고 고름이 느슨하게 풀려 있다. 아이들 셋은 키 순서대로 앞에 섰다. 제일 작은 아이는 신발이 한쪽 뒤꿈치만 접혀 있고 눈이 옆으로 돌아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배경 마당에는 큰 감나무가 서 있다. 가지에 감이 몇 개 검게 매달려 있다. 땅은 고르지 않고 패인 곳이 여러 군데다. 오른쪽 모서리에 작은 돌멩이가 하나 있다. 사진 표면의 흠집들이 빛을 받으면 거미줄처럼 은빛으로 반짝인다.

이 조용한 순간들이 바로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사건들 말고 이런 일상의 숨결과 손길이 모여 오늘을 만든 것이다. 구겨진 신발 하나까지도 시간을 증언하는 증거로 남아 나를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