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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노란 고양이가 벌인 능청맞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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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솔직히 그날 너무 심심했다. 골목을 배회하다 노란 고양이를 만났지. 눈빛이 초롱초롱해서 야옹 하더니 슬쩍 뒤를 돌아보는 거다. 따라오라는 거지 뭐. 나는 피식 웃고 따라갔다.

첫 목적지는 떡볶이 가게. 문틈으로 쏙 들어가 바닥에 떨어진 떡을 노리는데 주인이 소리치자 원래 안 그랬다는 듯 천천히 걸어 나왔다. 배짱 한번 죽인다 진짜.

다음은 언덕 위 나무.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위풍당당하게 앉아 있더라. 나는 밑에서 박수를 짝짝 쳐줬다. 모험은 이렇게 폼 나야 제맛 아니겠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고양이는 박스 속에 숨고 나는 우산을 펼쳤다. 비를 같이 피하다 얘가 발로 내 바지를 톡톡 친다. 친구 하자는 신호 같더라.

빗줄기가 멈추자 익숙한 골목으로 뛰어갔다. 자기 집인가 보다. 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모험 진짜 즐거웠어. 다음엔 내가 길 잃을 테니까 네가 구해라. 물론 대답은 없었지만 꽤 괜찮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