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닝 작품관
탈 속의 여름
소설
문학
학교

탈 속의 여름

학교 탈춤반 여름 연습에서 만난 나의 다른 모습

101

본문

여름 햇살이 학교 운동장을 하얗게 달구었다. 탈춤반 친구들이 하나둘 모이고 낡은 탈 상자가 열렸다. 나무 향이 퍼지며 먼지가 일었다.

나는 천천히 탈을 얼굴에 대었다. 눈구멍으로 보이는 세상이 좁아졌지만 마음은 넓어지는 듯했다. 선생님이 장구채를 들자 둥둥 소리가 퍼졌다. 발끝이 땅에 닿을 때마다 열기가 올라왔다.

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탈 안에서 내 숨소리가 크게 들렸다. 평소 조용히 있던 내가 팔을 크게 벌리고 몸을 흔들었다. 탈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학교가 공부하는 곳만이 아니라 춤추는 마당도 될 수 있구나 싶었다.

친구들의 웃음이 부채 끝에 걸려 날아다녔다. 그림자가 길어지고 바람 한 줄기가 스쳤다. 이 여름 연습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었다. 해가 저물 때까지 우리는 운동장에서 춤을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