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닝 작품관
달빛 모으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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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모으는 고양이

달빛을 모아 우물을 밝히는 고양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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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어느 깊은 밤 마을은 잠든 듯 고요했다. 낡은 기와지붕 위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었다. 고양이의 털은 검었지만 달빛이 스며든 부분은 은빛으로 반짝였다. 고양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름달이 유난히 크게 떠 있었고 그 빛은 지붕 위로 흘러내리듯 내려왔다.

고양이는 앞발을 조심스레 뻗어 달빛을 쓸어 모았다. 발끝에 느껴지는 빛은 차갑고 부드러웠다. 마치 물이 아닌 빛깔 같은 느낌이랄까. 고양이는 모은 빛을 배 쪽에 품고 앉았다. 그러자 배 부위의 하얀 털이 점점 환해지기 시작했다.

지붕 틈새에 낀 이끼며 멀리 개울 물소리며 나뭇가지 사이로 스치는 바람까지 모두 세밀하게 다가왔다. 고양이의 귀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골목 끝 쥐 스치는 소리도 들렸지만 고양이는 사냥하지 않았다. 오직 달빛만을 모으고 있었다.

밤새 모은 달빛으로 고양이는 아침 오기 전 어두운 우물가에 빛을 남기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우물이 왜 반짝이는지 몰랐다. 그저 신기하다고만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