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닝 작품관
교문 밖 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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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밖 밤길

야자가 끝난 뒤 교문을 나서 걷는 고요한 밤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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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교문을 나왔다. 밤공기가 먼저 얼굴을 스쳤다.

가로등 밑으로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등 뒤에서 학교 건물이 점점 멀어졌다. 창마다 불이 꺼지고 있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직후였다. 운동장 쪽이 유난히 어두웠다.

발소리가 크게 울렸다. 평소 같으면 했을 차도 오늘은 드물었다. 교문 앞만 잠시 붐빌 뿐, 조금 걸어 나가면 길이 조용해지는 건 예전과 같았다. 학교라는 공간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완전히 달랐다.

가방이 어깨를 눌렀다. 오늘 수업 중에 이해 안 된 부분이 남아 있었다. 따로 적어두지도 않았다. 그냥 머릿속에 걸렸다. 내일 다시 가면 선생님은 다음 단원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루하루가 쌓였다.

횡단보도 앞에 섰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은 보이지 않았다. 구름만 낮게 깔려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밤이었다.

신호가 바뀌었다. 길을 건넜다. 집 방향 불빛이 희미했다. 학교는 이제 등 뒤에 완전히 남았다. 그래도 내일 아침이면 다시 그 문으로 들어간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래야 하는 길이었을 뿐이다.

바람 한 점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그냥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