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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그 게임을 마지막으로 켰다.
로딩 화면이 길어질수록 마음도 같이 느려졌다. 캐릭터가 익숙한 자세로 서 있는 걸 보니 이상하게 목이 메었다. 예전에 친구랑 앉아서 누구 먼저 깨나 내기를 하던 방이 지금은 너무 조용하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예전 웃음소리가 스치듯 지나갔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었다. 같이 보고 있었던 그 시간이 전부였으니까. 지금은 승패를 알려주는 글자만 혼자 깜빡인다.
문득 게임이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끝나는 기분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천천히 컨트롤러를 내려놓았다. 손바닥에 남은 따뜻함이 조금 서글펐다.
창밖으로 저녁빛이 들어왔다. 다음에 다시 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화면이 꺼지고 나서야 비로소 끝났다는 말이 실감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