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닝 작품관
목민심서를 덮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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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를 덮으며

옛 목민관의 마음가짐을 내 진로에 비추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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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목민심서를 읽었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백성을 돌보는 관리의 도리를 조목조목 적은 책이다. 거창한 이론보다 밥 한 끼, 옷 한 벌에 스민 사람의 생활이 먼저였다.

나는 지금 진로 원서를 앞에 두고 있다. 안정과 명예, 연봉 같은 말들이 방을 채운다. 그런데 책은 다른 질문을 남긴다. 너는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서려 하느냐.

목민은 목자가 양을 기르듯 사람을 돌보는 일이다. 빼앗지 말고 보살피라는 뜻이다. 오늘 내가 고르는 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의사가 되어 환자를 만나든, 기술을 배워 이웃의 불편을 덜든, 작은 가게에서 손님을 맞든, 내 손이 닿는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일.

성적과 순위만으로 길을 정하려다 문득 멈추었다. 진로는 도착지의 이름이 아니라 걸어가는 태도일 수 있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천천히 가 보리라. 노트의 빈 칸에 그 문장 하나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