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제삿날이라 종갓집에 왔어.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지.
형이 갑자기 작은 소리로 말했어.
"야, 이상하다. 제사상 배가 하나 모자라잖아."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
"진짜? 누가 먹었을까? 제사 음식인데."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추리하기 시작했어.
"동생인가 봐."
"아니야. 동생은 줄곧 마당에서 놀고 있었어."
"그러면 고양이?"
"고양이도 아냐. 밖에 묶여 있잖아."
형이 가만히 생각하더니 말했어.
"난 작은아버지 같아. 아까부터 부엌 쪽을 자꾸 보더라고."
진짜로 작은아버지가 나중에 웃으면서 말씀하셨어.
"하나만 살짝 먹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참을 수가 없었네."
할머니께서 손을 저으시며 말씀하셨지.
"괜찮아. 조상님도 다 이해하신단다. 가족이 모인 게 중요하지."
그 순간 제삿날이 정말 따뜻한 날이란 걸 느낀 것 같아. 마음속이 포근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