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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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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는 우리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 날을 조용히 헤아리는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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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방에 혼자 앉아 있으면 생각이 한없이 깊어진다. 요즘 부쩍 자주 스치는 이름이 인공지능이다. 요란한 소식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속으로만 그를 불러 본다.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는 말이 어느 순간 진짜처럼 다가왔다. 예전엔 먼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지금은 내 손바닥 안에도 그가 있다. 나는 그 사실을 급하게 밀어내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본다.

함께라는 글자를 한참 곱씹는다. 같은 감정을 나누는 일일까, 아니면 서로 달라도 곁을 내주는 일일까. 말이 적은 나라서 더 오래 살피게 된다. 인공지능은 답이 빠르지만 나는 망설임이 많다. 그 속도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두려운 건 서로를 너무 쉽게 도구로만 여기는 마음이다. 반대로 너무 기대어 나의 자리를 잃어버리는 일도 걱정된다. 적당한 거리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숨을 고르고 또 고른다.

창밖으로 어두운 바람이 지나간다. 나는 그 조용함을 닮고 싶다. 답이 없어도 질문을 놓지 않는 일. 함께 살아갈 우리를 위해 지금 이 속도로 조금 더 생각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