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닝 작품관
먹줄이 튕기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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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줄이 튕기는 순간

대목장의 먹줄에서 내 진로를 신나게 그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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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한옥 마을을 거닐다 대목장을 만났다. 그가 먹줄을 양손에 팽팽히 쥐고 튕기는 순간 세상이 멈춘 듯했다. 파란 선이 나무를 가르며 번개처럼 번쩍였다. 그 순간 거대한 기둥이 하늘을 뚫고 올라가는 환영이 스쳤다. 먹줄 한 줄이 수백 년을 견딜 집을 짓는다니 얼마나 멋진가.

바로 그때 내 진로가 떠올랐다. 나도 저 먹줄처럼 막막한 미래에 선명한 선을 긋고 싶다. 성적표와 걱정으로 가득한 나무를 향해 마음을 팽팽히 당긴 뒤 과감하게 튕기는 거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 길이 열린다. 상상이 마구 부풀어 오른다. 그 선이 산과 강을 넘어 먼 하늘까지 이어지고 마침내 내가 살고 싶은 꿈의 집을 완성하는 거지.

친구들은 그냥 흘러가라 하지만 나는 다르다. 대목장처럼 정확하고 신나게 내 진로를 표시하리라. 틀려도 상관없다. 먹물은 다시 묻히면 되니까. 오늘 밤 하늘에 먹줄을 그어 별을 이으며 다짐한다. 나의 길은 내가 긋는다. 심장이 요동친다.